오늘은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았어요. 별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, 머리가 무겁고, 말수도 줄고, 그냥 조용히 있고 싶은 하루였죠.
그럴 땐 이상하게 내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식물이 눈에 들어와요. 자그마한 화분 안에 있는 초록잎 하나, 그 잎 하나가 마치 “괜찮아”라고 말하는 듯해요.
식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더라고요.
물을 줄 때마다 느껴요. 내가 뭔가를 돌보고 있다는 감각,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 같은 걸요.
잎이 하나 새로 나거나 햇빛을 따라 살짝 방향이 달라졌을 때 그 작은 변화가 참 고맙고 신기해요.
식물이 주는 위로는 화려하지도 않고, 요란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 깊은 것 같아요.
기분이 좋을 땐 그저 예쁘다고만 느꼈던 식물이 마음이 가라앉는 날엔 진짜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해요.
괜히 오늘은 물을 조금 더 정성스럽게 주고, 햇살이 잘 드는 자리에 살짝 옮겨줬어요. 식물을 위한 행동이었지만, 어쩌면 나 자신을 달래는 일이기도 했죠.
조용한 하루에 작은 식물 하나가 있다는 것. 그건 생각보다 큰 위안이에요.